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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동화 같은 도시에 빠져들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환상적인 배경 연출과 동화 같은 분위기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CF 광고 연출들을 하며 오랜 세월 함께한 장 피에르 쥬네와 마르크 카로가 공동 감독을 한 작품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95년 당시에는 프랑스 영화 중 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으로 고전 영화의 판타지 정신을 이어받아 동화 같은 세상을 정교한 무대장치와 특수 효과를 동원해 구현해 내었다는 평을 받았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의 배경은 복제 인간들이 등장하는 미래의 어느 항구도시인데 스토리는 SF의 내용이나 영화 속 무대나 건물들은 클래식한 느낌으로 세팅되어 그로테스크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델리카트슨'에 이어 이 영화에서도 다리우스 콘지라는 촬영감독이 영상을 맡았는데 그의 매력적이고 독특한 색감과 질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오랜 세월 동안 쥬네와 카로 감독이 함께 기획해 왔던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그들의 데뷔작인 '델리카트슨'에 이어 독특하고 환상적인 아이디어를 뽐내며 당시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의 주목을 받지만 이 영화를 끝으로 두 감독은 각자의 길로 갈라진다. 하지만 오묘하고 낯선 매력들로 가득한 동화 같은 이 작품은 아직도 보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_ The City of Lost Children, La cité des enfants perdus, 1995

감독_ 장 피에르 쥬네/Jean Pierre Jeunet, 마르크 카로/Marc Caro
출연_ 론 펄만(원 역), 다니엘 에밀 포크(크랭크 박사 역), 주디트 비테(미에트 역), 도미니크 피뇽(과학자와 여섯 명의 쌍둥이 역), 장 클로드 드뤠퓌스(마르셀로 역), 미레이유 모쎄(미스 비스무쓰 역)

개봉_ 1996.06.15
등급_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_ 111분

 

외로운 과학자가 탄생시킨 기괴한 복제인간들과 순수한 주인공들

 

과학자와 실패한 복제인간들

- 과학자 : 자신이 만든 결함이 많은 복제인간들에게 배신을 당해 잠수함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가 나중에는 그가 만든 실패작들과 함께 사라지는 것을 결심함, 도미니크 피뇽이 과학자 역과 그의 분신인 여섯 쌍둥이 역을 소화함

 

- 크랭크 박사 : 유전적 결함으로 꿈을 꾸지 못해서 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리는 복제인간, 그는 자신의 젊음을 찾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유괴해서 아이들의 꿈을 훔치고 있음

 

- 미스 비스무쓰 : 과학자가 탄생시킨 난쟁이 아내로 자신의 아들 크랭크를 향한 모성애가 대단함

 

아이들을 구하는 주인공들

- 원 : 힘이 센 거대한 몸집을 가진 차력사로 어느 날 밤 자신의 동생 단레를 외눈박이 사람들이 잡혀가자 미에뜨와 함께 구하러 나섬

 

- 미에뜨 : 오빠가 죽고 고아가 되자 샴쌍둥이 원장들이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앵벌이 리더역을 하고 있었으나 원이 그의 동생 단레를 찾는 것을 도와 줌

 

 

 

 

꿈을 매개로 펼쳐지는 낯설지만 매력적인 여행

 

항구도시에서 삼촌, 동생과 함께 차력사로 일하는 원은 삼촌이 죽고 동생 단레마저 외눈박이들에게 빼앗긴다.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동생 단레는 그에게 유일하고 소중한 가족이었기에 그는 동생을 찾기 위해 고아 소녀 미에뜨와 함께 나선다.

 

원의 동생 단레를 납치한 외눈박이들은 기계 눈을 얻는 대신 아이들의 꿈으로 젊음을 되찾으려는 크랭크에게 아이들을 넘기고 있다. 한편 원과 미에뜨가 단레를 찾기 위해 크랭크가 있는 바디 기지로 가는 여정에서는 고아원 원장인 쌈 쌍둥이와 특수 훈련된 벼룩을 키우고 있는 마르첼로란 인물도 나온다.

 

특수 훈련된 마르첼로의 벼룩은 처음에는 샴쌍둥이 원장이 미에뜨와 원을 처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오나 결국에는 그녀들을 죽게 한다. 벼룩이 날아가서 표적에게 어떤 약물을 투여하면 그가 난폭해지면서 옆에 있는 동료와 싸움을 벌이게 되면서 죽음으로 몰아가는 설정인데 이 과정에서 벼룩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이 기괴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중간에 미에뜨의 눈물 한 방울이 거미줄에 튕기면서 여러 작용을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 부분 또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각별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맹인들로 구성된 외눈박이 일당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모여있는 신 또한 기괴한 느낌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는 원과 미에뜨가 결국 아이들을 잡아 꿈을 훔치는 크랭크로부터 동생 단레를 구하게 되고 과학자에 의해 실패한 복제인간들은 모두 다 파괴되면서 정리가 되는데 곳곳에 있는 특이하고 암울하고 동화 같은 요소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 인상 깊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