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썸네일형 리스트형 「일기」 황정은 에세이 건강하시기를 황정은 작가의 「일기」를 다 읽었다. 퇴사하는 날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서점에 들러 구입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이제야 다 읽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둔 궁극적인 이유는 일이 하기 싫어서였겠지만 회사에는 집에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아서라고 했고 내가 나한테 부여한 이유는 내가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부끄러워 서였다. 그리고 집에 와서 마지막 인사를 메시지로 보내면서 이 책 표지의 영향이었는지 건강하시라는 바람을 보냈다. 건강하라는 말은 잘 지내라는 말보다는 왠지 더 정성이 들어간 말 같아서 그리고 적어도 거짓말은 아니니까 마지막 인사로 적절한 것 같다. 황정은의 예전 책에서도 건강하시라는 이 말은 나도 몇 번 봤던 기억이 있다. 흔한 말이었을 텐데 그때도 왠지 다른 말처럼 느껴져서 이게 원래 이.. 더보기 낙하하다 _ 서글픈 공감 나의 소망은 잘 죽는 것 황정은의 소설 「낙하하다」에 나오는 화자는 이유도 모른 채 삼 년째 떨어지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떨어지기 직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지루한 꿈을 꾸는 중이던지 아니면 순식간에 죽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은 늘 호상을 소망해 왔고 잘 죽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나로 말하자면 줄기차게 호상을 소망했다. 잘 죽고 싶었다. 장래희망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에게 잘 죽고 싶다고 대답한 적도 있다. 장래희망이 죽는 것이냐고 되묻는 사람에게 죽고 싶은 것이 아니고 잘 죽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하하다」 중 64페이지 발췌 여름엔 복숭아를 듬뿍 먹고 가을엔 사과를 양껏 먹을 수 있는 정도로 만족하며 살다가 양지바른 곳에서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느닷..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