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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드라마 안나 감독판 - 6부작과의 차이점

쿠팡 플레이에서 수지 주연의 드라마 안나를 얼마 전에 보았었는데요. 재미있게 보았지만 드라마 전개가 너무 빨라서 6회 만에 마무리가 되니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회가 더 늘어난 감독판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다시 한번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안나-수지가-눈-위에-서-있는-장면
드라마 안나

 

6부작과의 차이점

 

 

드라마 안나의 원래의 편집본인 6부작을 보았을 때 설명이 생략되고 너무 빨리 끝나 버린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감독판 버전인 8부작을 보니 그 아쉬움이 다소 해소되었는데요. 감독판에서는 6부작에서는 없는 내용이 추가됩니다. 그 추가된 내용들은 드라마 전개 자체를 뒤흔들 정도로 큰 것들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나 콘셉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6부작에서는 주인공 유미 외의 인물들의 성장사가 나오지 않는 데에 반해서 감독판에서는 이현주, 한지원, 최지훈의 과거의 특정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그래서인지 오로지 주인공 안나만을 집중하게 만들었던 6부작과는 달리 감독판에서는 다른 인물들의 특징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합니다.

 

또한 안나의 감독판에서는 6부작에서는 생략되었던 내용들이 나와서 드라마를 좀 더 여유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추가된 내용들은 주로 유미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유미가 비싼 청바지 가격을 보고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함께 옷가게를 나가는 장면, 돈을 번 후 엄마와 함께 옷을 사러 가는 장면들은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반면 주변 인물들의 추가된 내용으로는 그들로부터 유미에게 전해진 안 좋은 인상과 기억들을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유미가 아르바이트와 마레에서 일을 하는 기간들의 장면들이 많이 추가되었는데요. 편의점에서 진상 손님을 만나거나 고시원에서 알게 된 남자와의 에피소드들은 그녀의 지질한 현실을 부각하는 작용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차이로 느낀 점은 음악과 각 회차의 오프닝이었는데요. 6부작에서는 음악이 시종일관 라 에스메랄다라는 피아노 곡이었는데 감독판에서는 좀 더 다양하고 잔잔한 음악들이 나옵니다. 또한 6부작에서의 각 회차 오프닝 또한 시종일관 동일한 느낌이었는데 감독판에서는 흐름의 전개에 따른 다양한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6부작은 수지라는 배우를 앞세워서 드라마를 좀 더 임팩트 있게 각인시키려던 의도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더 잔잔하고 건조하게 전개되는 감독판이 더 재미있었는데요. 오히려 배우 수지의 다양한 연기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리석은 선택으로 만들어진 거짓 인생

드라마 안나를 보면서 주인공 유미에 대해 든 생각은 이질감이 아니라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예고편만 봤을 때는 거짓으로 원하는 건 다 얻게 되는 주인공이 강하고 냉정한 유형의 사람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평범하고 운이 없는 유미의 선택이 안타까웠습니다.

 

자기 자신을 정말 사랑했거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면 그렇게 엉망진창인 인생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짓말을 한 것이 자기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는지 헷갈리기까지 했는데요.

 

확실한 것은 거짓으로 이뤄진 부와 명예는 유미에게 행복 대신 허무함만 안겨주었다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이어서 거짓말을 했다기보다는 진짜 행복해 본 경험이 없고 어리석은 인물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현명한 선택을 하며 성실하게 산다면 과연 특별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드라마 속 지원의 대사처럼 인생은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도 특별한 보상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게으름의 대가는 꼭 치르게 된다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인생에서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명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